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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워킹대디들에게

BY일생활균형재단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워킹대디들에게

와따「100인의 부산아빠단」옥광래

2012년 12월 10일 늦둥이 막내가 태어나면서 또 다시 육아전쟁이 시작되었다. 한 가정에 자녀가 3명이란 건 여러모로 소란스럽다. 당연히 우리 가족역시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6년이란 시간을 육아와 일의 병행으로 보냈고, 우연한 기회에 ‘와따「100인의 부산아빠단」’을 알게 되었다.

와따「100인의 부산아빠단」을 관심가지면서, ‘다시 한 번 내가 아이들 육아를 잘 해오고 있는지, 아빠로서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을까’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생각이 미치다 보니 나는 ‘잘’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이번 기회에 다시 노력해보자, 정말 좋은 아빠가 되어주자는 마음이 들어 덜컥 100인의 부산아빠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400여 명이 넘는 신청자 가운데 운좋게 그 경쟁률을 뚫고 1기로 입단하게 되었다.

「100인의 부산아빠단」은 육아의 달인이 되고자 하는 아빠들에게 육아방식과 자녀교육 등의 이야기를 나누고 체험할 수 있는 부산시 공식 아빠단 모임이다. 아빠캠프, 아빠소풍, 멘토링, 치맥 네트워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다. 아이와의 체험활동을 하거나, 자녀교육을 배우거나, 다른 아빠들의 육아스킬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정말 많이 배우고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특히 다른 가정에선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을지 평소 마땅히 물어볼 데가 없었는데, 네트워킹 시간을 통해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 공통의 관심사로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처음 아빠단을 신청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아빠단 활동을 하긴 했지만 크게 달라졌냐고 하면 사실 자신있게 말하긴 힘들다.(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아내는 내가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부터 놀아주는 것까지 전보다 매우 세심해졌다고 한다. 뼛속까지 부산사나이인 내가 ‘세심’이라니… 이런 표현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번 아빠단은 성공한 셈이다.

또 하나 가장 큰 기쁨은 아이들의 반응이다. 막내아이는 아빠단을 자기 유치원에 소개할 만큼 특별한 소속감과 자부심까지 가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아빠단에서 맞춘 단체티를 입고 유치원에 가면서, 나보고도 입고 회사에 출근하라고까지 하더라. 또 아이가 그 전보다 나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예전같으면 엄마에게 할 말들을 이젠 나에게 ‘아빠 숙제해요, 아빠 놀아줘요’ 하면서 나를 못살게 군다. 물론 힘이 안 든다면 거짓말이지만, 원하는 변화였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아빠역할을 해낸다.

육아는 분명 어느 한사람의 몫은 아니다. 엄마도 아빠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이 처음은 물론 힘들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 유연근무, 육아휴직 등 사회적 제도도 점차 확장되고 있고, 사회분위기도 그것에 따라가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한 걸음 내딛는다면 분명 못할 일은 없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지만 엄마·아빠가 함께 고민하고, 육아 방식을 공부하면서 본인들의 가정에 맞게 적용해 간다면 그것이 정답이 아닐까. ‘일’과 ‘쉼’을 함께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대한민국의 모든 워킹맘·워킹대디, 당신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