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brief] 행복한 도시 – 영국의 브리스톨 사례를 중심으로
행복한 도시 – 영국의 브리스톨 사례를 중심으로
유화정 (WLB연구소 초빙연구원)
‘행복’이라는 가치가 우리 사회에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 사회는 고도의 압축적 성장을 보였고, 경제발전 및 ‘성장’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놓고,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1990년대 후반 IMF를 겪고,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성장보다는 분배, 경쟁보다는 상생, 그리고 ‘행복’이라는 가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보다 ‘행복’에 관심을 먼저 두기 시작한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의 혁신도시 문제를 생각해보면, 지역상생과 개인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일생활균형재단 연구소는 영국의 <Happy City>(이하, ‘행복한 도시’)사례를 소개하고 우리의 상황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1. Happy City란?
<행복한 도시>는 2010년 Happy City의 제안을 브리스톨 시가 수용하며 시범적으로 추진된 기관입니다. 지속가능성, 국제 발전 업무, 리더쉽, 커뮤니티 성장, 문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여 년간 활동해 온 부부 리즈(Liz)와 마이크 제이들러(Mike Zeidler)가 2010년 공동 설립한 NPO(Non-profit organisation)입니다.
이들 부부는 그들의 터전인 브리스톨(Bristol, UK)을 행복한 도시의 시범 도시로 정하고, 추후 <행복한 도시>의 비전과 프로젝트를 영국 전역 및 세계 도시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전망합니다. <행복한 도시>는 지역 내 거주민 및 커뮤니티와 함께 ‘아래에서 위로’의 욕구를 가능하게 하는 정교한 모델과 함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국가적 정책 전략의 요구를 맞춰 균형잡인 ‘행복’추구를 목표합니다. 설립 초기에 론칭한 <5개년 계획>은 이러한 모델의 요소를 – 캠페인, 트레이닝, 그리고 측정으로 정했습니다. ‘행복’가치를 캠페인을 통해 전파하고, 보다 관심 있는 주민 및 커뮤니티에게는 워크숍을 통한 트레이닝 하고, 행복을 ‘측정’하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합니다.
기존에 개인의 행복은 GDP의 경제적 수치에 의한 경제성장과 비례한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사실, 개인의 행복은 ‘돈을 얼마나 갖고 있나’의 문제를 초월해,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문제입니다. 이에 행복한 도시는 개인의 일상적 ‘행복’에 주목하고, 이 가치를 계량화하여 행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합니다.
<행복한 도시>는 ‘상생하고, 공유하며, 무소유적 삶’을 모토로 개인의 일상적 행복을 추구합니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도시가 디자인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행복한 도시>는 종교, 정당 및 시민단체와 무관한 독립적 NPO기관이지만, 지역 내 기관들(예를 들어, 브리스톨 시청, 병원, 통계청 및 브리스톨 대학교 등)과 긴밀히 협력하여 브리스톨 도시의 마이크로·마크로 레벨의 행복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합니다.
2. Happy City가 하는 일
원칙적으로 <행복한 도시>는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역 내 주민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국가 정책 및 학술 연구를 적용하며, 동시에 지역 내 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상생, 나아가 행복한 개인이 만드는 행복한 도시를 추구합니다.
<행복한 도시>는 크게 세가지 업무를 진행합니다. 첫째, 캠페인 – ‘행복’과 ‘웰빙’의 중요성을 알리는 지역 내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둘째, 교육 – ‘행복’에 관해 관심있는 커뮤니티나 개인들에게 행복에 관한 워크숍 및 교육을 제공합니다. 셋째, 측정 – 개인의 ‘행복’을 측정하고 계량화 할 수 있는 모델을 고안하여 연구를 진행합니다. 캠페인, 교육, 그리고 행복 측정을 통하여 <행복한 도시>는 브리스톨 시민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 및 세계 23개국의 지역상생과 개인의 행복을 지원합니다.
3. Happy City의 핵심 프로젝트 – Happiness Pulse
<행복한 도시>가 하는 일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행복을 ‘측정’한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도시 전역의 포괄적인 행복과 웰빙에 관한 삶을 척도화 하는 작업으로서, 2016년 4월 26일에 론칭한 Happiness Pulse(이하, 행복 맥박)가 대표적입니다.
<행복 맥박> 프로젝트는 개인의 ‘행복’ 맥박을 파악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입니다. 이 행복맥박 프로젝트는 <행복한 도시>와 함께, 영국의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과 브리스톨 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가 협력하여 만든 설문문항을 바탕으로 측정합니다.
개인의 행복을 측정하는 데에 <행복한 도시>는 개인의 낙관성, 가치관 및 자주성부터 적극성, 삶에 대한 태도, 이웃 커뮤니티 및 주변인들과의 관계성 등의 전반을 고찰합니다. 또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일 만족도,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성, 문화 활동 정도 등을 이해합니다.
총 30문항의 설문(Happiness Pulse 20문항, 부가적으로 City Pulse 10문항)을 통해 개인의 상태(Be), 개인의 활동(Do), 그리고 개인과 마을 커뮤니티와의 관계(Connect)를 종합하여 개인의 행복 지수 결과를 %로 보여줍니다. (부록 참고)
4. Happy City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
<행복한 도시>는 2010년 창단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행복한 도시>의 2014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내 100개가 넘는 기관과 협력 파트너로 일하고 있고, 6개의 파일럿 프로젝트에 5천여 명의 참여자를 모집했으며, 영국 전역의 51개 도시 및 세계 23개국과 <행복 맥박> 프로젝트를 협력합니다. 물론, 이 모든 성과들은 15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지역 내 6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의 힘이 컸을 것입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36개의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꾸준한 미디어 노출도 주효했습니다.
영국의 브리스톨 <행복한 도시>의 사례는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우선, 개인의 행복과 웰빙의 중요성을 인식입니다. NPO기관인 <행복한 도시>는 ‘행복’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지역 내에서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또한, 국가 정책 및 학술 연구의 결과물들을 적절히 적용하면서, 단순히 지역 내 풀뿌리 운동에 머무는 것이 아닌, 국가와 지역의 협력 및 소통을 이끌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개인의 행복을 GDP수치와 연결시켰던 것에 착안하여, Happy City Index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Happiness Pulse를 통해 개인의 행복을 척도화하고, 결과를 통해 행복 지수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획기적입니다. 시범도시 브리스톨의 사례를 통하여 영국 전역 및 세계 곳 곳, 그리고 우리나라에 까지 적용 가능할거라 기대합니다.
참고 사이트
행복한 도시(Happy City) 공식 사이트: https://www.happycity.org.uk/
행복한 도시 인덱스(Happy City Index): https://happycityindex.org/
행복 맥박(Happiness Pulse): https://happinesspulse.org/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