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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보건협회, 저출산 극복 위한 현장간담회 개최

BY일생활균형재단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열린 ‘저출산 극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 황교안 총리가 결혼·출산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미혼·비혼자·난임가정·신혼부부·맞벌이부부 등 16명은 결혼을 못하고 아이를 못 낳는 이유를 가감 없이 쏟아냈다.

간담회 도중 최씨를 비롯해 4명의 부모가 그동안의 아픔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최씨는 비싼 난임 치료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소득 기준에 안 맞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런 어려움 끝에 난임을 극복하고 임신 7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최씨는 “출산비용보다 임신비용이 더 많이 들어요”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도 일·가정 양립이 안 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부모의 아픈 마음을 토로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일 황 총리가 “비상한 각오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본지 8월 2일자 1면)고 강조한 뒤 미혼 청년, 예비부부 등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의견을 토대로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을 보완할 예정이다.

간담회가 시작되자 20대 미혼자가 나서 일자리·주거 문제를 지적했다. 대학원생 고우림(26·여)씨는 “20대의 절반 이상은 학업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할 수밖에 없다”며 “‘스펙’을 채워도 고용이 잘 안 되는 현실에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미혼인 박소영(29·여)씨는 “결혼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집”이라며 “공공임대주택은 허허벌판에 짓는 경우가 많아 출퇴근용 차를 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난임 치료 중 겪은 어려움도 털어놨다. 힘들게 아이를 가진 임신부 이모(33)씨는 “보통 한두 시간을 기다려 난임 치료를 받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치료 받기에 눈치가 보였다. 건강보험 지원도 안 됐다”고 말했다. 아빠들도 나섰다. 아이 둘 아빠인 40대 직장남성은 “육아휴직 결재권자가 육아나 살림 경험이 적은 분들이라 공감을 얻기 어려워요. 이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봅니다”고 제안했다. 육아휴직 중인 허성욱(39·회사원)씨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남성 육아휴직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총리는 참석자들의 발언에 “아이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게 사실입니다” “잘 반영하겠습니다”고 간단하게 답했다. 황 총리는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아이를 기르는 분들이 여러 분 오셨는데 울음이 나와 말을 잘 못하더라”며 “엄마의 마음을 절절히 느꼈다. 엄마, 아빠, 청년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 관점에서 정책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관련해 바탕을 다진 게 없고 출발도 늦었다”며 “다른 나라보다 예산 배정, 사회적 관심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늦게 출발했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간담회에서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미래와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당면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총리가 인구보건복지협회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간담회는 3차 저출산·고령사회 계획만큼은 꼭 성과를 내야 한다는 총리의 의지 때문에 마련됐다. 총리가 저출산 극복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인구협회로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