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4일 일한다, 日 기업 파격 실험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야후 주식회사가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3일은 쉬는 파격적인 근무제도를 도입한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재택근무를 비롯한 ‘일하는 방식 혁명’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야후는 최근 전체종업원 5,800명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키로 하고 미야사카 마나부(宮坂學) 사장의 구상을 사원들에게 전달했다. 미야사카 사장은 “근로시간과 생산성의 문제는 중요한 경영테마다. 아직 과제가 남아있지만 해나가겠다”고 제도도입 포부를 밝혔다. 야후는 주4일 근무를 향한 전단계로 휴무를 현재대로 토ㆍ일요일로 한정하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선택하는 제도부터 우선 도입한다. 각 부서마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수년 내 휴무일을 주3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급여문제를 어떻게 할지는 지금부터 검토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일본의 주4일 근무는 확대 일로다. 앞서 ‘유니클로’브랜드로 세계 의류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이 내달부터 주4일 근무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유니클로 매장 840개 중 집부근에 있는 매장에서만 일하는 ‘지역정사원’ 1만명이 대상인데 새 제도를 채택하면 추가로 인력을 뽑을 여력이 생겨 지역정사원 수는 1만6,000명까지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견물류업체 다이보운수(大室運輸)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구직자의 사정에 맞춘 채용형태를 생각하지 않으면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주4일 근무제와 함께 재택근무도 보편화 추세다. 도요타자동차는 근무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일하도록 재택근무 조건을 확대할 방침이며,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미스비시(三菱)도쿄UFJ 등 일본 3대 은행도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파격근무 도입은 무엇보다 직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서다. 일본은 대졸취업률이 95%수준을 넘기 때문에 근무조건이 나쁘면 미련없이 다른 회사로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야후의 경우, 직원 평균연령이 35세로 젊은 편이어서 향후 가족간병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특별히 고려했다고 한다. 일본에선 가족간병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는 ‘개호(介護) 이직’이 심각한 사회현상이다.
여성인력 활용 극대화를 위한 비책이기도 하다. 출산과 육아로 떠난 30~40대 여성들을 직장으로 돌아오도록 유인하는데 주4일 근무나 재택근무가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 자체가 장시간 근무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파격근무제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최근 ‘일하는 방식 개혁담당’장관직까지 새로 만들었는데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첫 회의에서 “장시간 노동을 자랑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