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일생활균형재단
정부의 정책적 장려 등으로 여성 근로자의 취업은 늘어났지만, 출산·육아나 성차별 관행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로 살펴본 여성고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952만6천명이었던 여성취업자 수는 2010년 991만4천명으로 늘어난 후 2011년 1천91만명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 여성취업자 수는 1천96만5천명으로 전년보다 20만5천명 늘어났다. 2013년부터는 여성취업자 증가 폭이 남성 취업자를 능가해 전체 취업자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여성고용률은 전년보다 0.4%포인트 높아진 49.9%로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취업자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정은 여전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여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지난해 3.4년으로, 남성 근로자(5.5년)보다 2.1년이나 짧았다.
이는 10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2005년에도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5.2년이었지만, 여성은 3.0년에 불과했다. 최근 10년간 남녀의 평균 근속 기간 격차는 줄곧 2.1∼2.2년으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비중을 보면 남성 근로자가 18.4%에 달한 데 비해 여성 근로자는 8.1%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여성 경력단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여성 근로자의 자발적인 퇴직도 있지만, 사측의 종용으로 퇴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구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는 결혼하는 여성 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하는 등 창사 이래 수십년간 성차별적 고용 관행을 이어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이러한 고용 관행의 영향 등으로 남성 근로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평균 근속 기간이 높아지지만, 여성은 40대 이후 근속 기간이 되레 짧아진다.
50∼54세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9.4년에 달했지만, 여성은 4.0년에도 못 미쳤다. 이는 35∼39세 여성 근로자의 근속 기간(4.6년)보다 더 짧은 수치다.
윤정혜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여성취업자를 늘리려는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성 경력단절로 인해 상대적으로 짧은 근속과 빈번한 이직을 경험하고 있다”며 “여성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