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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인 98%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워"

BY일생활균형재단
최근 한 중견기업에서 결혼하려는 여직원에게 출산 후 부담 등을 이유로 퇴사 압박을 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실제로 여성 직장인들은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제대로 쓰기 어렵다 보니 일과 육아의 병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여성 직장인 612명을 대상으로 ‘일과 육아 병행’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무려 97.7%가 ‘일과 육아의 병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 중 33.6%는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재직 중인 회사에서 일과 육아 병행을 위해 배려하는 제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7.3%가 ‘없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어떤 고충을 겪고 있을까? 현재 자녀가 있는 여성 직장인(299명) 중 79.6%는 회사에서 출산 및 육아와 관련해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차별 받은 내용으로는 ‘육아휴직제 사용 눈치’(45.8%,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연봉인상 등 임금 차별’(25.6%), ‘승진 누락’(21.4%), ‘퇴사 압박’(19.7%), ‘성과 인정 못 받음’(14.7%),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10.5%) 등이 있었다.
자녀 양육으로 인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순간을 묻는 질문에는 ‘육아와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 때’(61.5%,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자녀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할 때’(46.2%), ‘대신 봐주는 부모님에 눈치 보일 때’(35.1%), ‘직장에서 눈치를 줄 때’(34.4%), ‘육아분담이 불균형해 부부갈등이 생길 때’(26.4%), ‘번 돈을 고스란히 양육비로 쓸 때’(19.1%) 등의 순이었다.
근무시간 중 자녀를 돌보는 방식으로는 절반 이상(52.5%)이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맡긴다’라고 답했고, ‘부모님에게 맡긴다’(27.8%)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학원, 문화센터 등 사설기관'(8%), '베이비시터 등 개인 고용'(4.7%) 등이 있었다.
또, 부부가 갑작스러운 야근이나 회식을 하게 될 때에는 가장 많은 52.8%가 ‘육아를 부모님에게 부탁’한다고 답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아내가 양보해 일찍 퇴근’(13%)한다는 응답이 ‘남편이 양보해 일찍 퇴근’(8.7%)한다는 응답보다 많아 육아로 인한 부담은 여성이 더 많이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미혼 여성 직장인(237명)들의 64.6%는 결혼 후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다시 복귀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51%,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경제적으로 독립되고 싶어서’(33.3%), ‘가정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20.3%),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17%), ‘육아보다 일에 더 자신 있어서’(16.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한편,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단축근무(일 6시간 등) 사용의 활성화’(34%)가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재택 등 유연근무 활성화’(20.9%), ‘공공 무료 보육 시설 확충’(13.6%), ‘육아휴직제 확대’(11.4%), ‘사내 보육시설 확충’(9.3%), ‘별도 육아수당 제공’(4.4%) 등을 들었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높은 수준의 교육과 다년간의 업무 경험을 통해 커리어를 쌓았지만, 출산과 육아로 인한 제약으로 한참 열심히 일할 나이에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이 많다"며 "이런 좋은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은 물론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큰 손실인 만큼 기업은 물론 정부차원의 지원제도 마련과 적극적인 시행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