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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맘(Young Mom)은 힘들어!] 일생활균형재단 임희수 상임이사

BY일생활균형재단

서울에 본부가 있던 '일생활균형재단'이 지난해 본부(www.kwlbf.org, 051-731-1820)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로 옮겼다. 대기업·사무직 중심의 정부 정책은 이미 실현 중이고, 대기업도 없고 중소기업 위주인 지역에서 어떻게 하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치열하게 근무하다 이제는 부산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일생활균형재단' 임희수(30) 상임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생활균형재단이 하는 일

세 살 아들 키우며 일하는 30대 워킹맘
일과 가족의 균형 고민하다 재단 합류

지난해 재단 본부 이전으로 '부산 생활'
워킹맘·대디 일생활 연구·맞춤형 컨설팅

"직장맘지원센터 엄마에게 집중돼 부담
양육 패러다임 개선에 정부가 앞장서야"

임 이사는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여의도 증권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입사 4개월 만에 몸무게가 10㎏이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었다. 그는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증권가 직원 이야기는 일상적인 일에 속했고, 횡단보도 폭행 사건이나 흉기로 동료를 찌르는 강력 사건이 종종 일어날 정도로 모두가 심리적으로 쫓기는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직장 경험을 바탕으로 임 이사는 균형 있는 삶에 대해 고민하다 재단에 합류했다. 지금은 3살 아들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일생활균형재단'은 일생활균형모델 정착을 위한 기관·기업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뿐만 아니라 워킹맘, 워킹대디의 일생활균형 연구도 주요 사업으로 다루고 있다. 워킹맘과 전업맘에 대한 연구와 올바른 문화 조성도 재단의 빼놓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임 이사는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면 굉장히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된다"며 "특히 '맘충'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엄청나서 나도 '맘충'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검열하고 조심한다"고 전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 때문에 '키즈 카페'나 '베이비 카페' 같은 전용 공간이 활성화된다고 봤다.

■제도보다는 분위기

임 이사는 "제도를 만들어 강제하기보다는 일하는 부모, 집에 있는 부모 모두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임신부 배려석을 만들어 제도로 강제하자 임신부를 의무적으로 배려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되고, 오히려 임신부에 대한 반감을 사게 되더라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직장맘을 지원하고 있는데, 취지는 좋지만 양육이 엄마에게 계속 집중되도록 편견을 줄 수 있다.

임 이사는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는 부모 중 엄마의 양육 부담을 강조하는 이름이라 재단에서 엄마와 아빠가 포함되도록 변경을 제안한 적이 있다"면서 "결국 사회 전체적인 양육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정부 기관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강조했다. "여성 글로벌 포럼에 온 여성학자 박혜란 씨가 '나는 아이 잘 키웠다고 소문나서 유명해졌지만 사실은 나쁜 엄마다. 아이를 방목했지만 잘 성장했고 결국 나한테 돌아왔다'는 고백을 했다. 결국 양육에는 정답이 없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아이를 다 함께 잘 키울 수 있는 사회 분위기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