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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30%, "고통분담휴가 독려 받은 적 있어"

BY일생활균형재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한 당신. 평소 같으면 짜증부터 내며 당신을 찾던 상사가 오늘은 웬일인지 잠잠하다. 조용히 당신을 부른 상사의 한 마디.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한 일주일간 쉬는 건 어떻겠나?”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기업 중 열에 세 곳은 경기침체 및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독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 이들 중 85%는 최근 1년 이내에 고통분담휴가를 독려 받은 적이 있으며, 이 중 1달 이내에 쉴 것을 제안 받은 직장인도 22%나 되었다. 조선과 해운산업을 필두로 한 국내 산업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 이슈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고통분담휴가를 독려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직장인들의 60%는 ‘생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만 제안에 응한다’고 답변했다. ‘회사 사정과 월급 지급은 별개이므로, 무급 휴가 지시에는 추호도 따를 생각이 없다’는 답변(23%)이 그 뒤를 이었다. ‘회사 사정이 어려우면 나아질 때까지 따를 것’이라는 직장인은 15%에 불과했다. 설마 나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독려되는 고통분담휴가 기간은 얼마나 될까. ‘회사 사정이 좋아질 때까지’라는 기약 없는 휴가를 제안하는 14%의 기업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직원들에게 장려하는 휴가 기간은 주로 ‘1주일 미만’(39%). ‘1~2주 사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27%, ‘2~4주 사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7%였다. ‘휴일근무 폐지’, ‘향후 고정 연장근로 폐지’, ‘안식월 휴가, 샌드위치 휴가 등을 통한 연월차 촉진 제도’ 등의 도입으로 '수주 절벽'에 대응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

고통분담 휴가 대상자로 지정된 경험이 있는 회사원은 무려 61%. 이 중 현재 휴가 중이라는 응답자도 21%에 이른다. 하지만 직장인의 47%는 회사의 강제로, 29%는 회사의 독려 때문에 쉬고 있다고 응답했다. 무려 76%의 직장인들이 비자발적으로 쉬고 있는 셈. 고통분담휴가를 고지하는 회사의 방식 또한 강압적인 경우가 많았다. ‘강제적 시행’, ‘회사 사정에 대한 이해를 구한 뒤, 휴가자 및 휴가부서를 지정하는 경우’가 각각 3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만 휴가를 독려’했다는 응답은 11%로 나타났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기업들의 처절한 자구 노력이나 신속하고 단호한 정부의 조치도 필요하겠지만, 근로자들 역시 합리적인 대안을 위한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국민들이 혈세 투입과 고통분담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문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