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brief] 일-생활 균형과 잘 나이듦 ‘Well-ageing’ 에 대하여
일-생활 균형과 잘 나이듦 ‘Well-ageing’ 에 대하여
- 영국의 Age UK 사례를 중심으로
유화정 (WLB연구소 초빙연구원)
UN이 명시한 정의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을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을 ‘고령사회(aged society)’라고 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을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 라고 구분합니다. 우리나라는 통계청의 ‘201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13.1%로 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고, 2025년경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장년층의 일-생활 균형에 관한 논의와 더불어, 노인세대의 일-생활 및 은퇴 이후의 개인의 삶 안에서의 균형과 삶의 질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보다 well-ageing에 대하여 먼저 고민하고 활동해 온 영국의 Age UK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통하여 우리 사회의 노년층의 일-생활, 혹은 개인의 삶 안에서의 균형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합니다.
목차
1. Age UK란?
Age UK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을 지원하는 영국 최대규모의 비영리 자선단체입니다. 2009년 4월 1일에 론칭했고, 기존의 노인 지원 자선단체인 Age Concern과 Help the Aged와 결합하여 영국 내 가장 큰 규모의 노인지원 자선단체 입니다.
Age UK는 잉글랜드 전역 170여 개의 지점을 갖고 있고, 웨일즈(Age Cymru), 북아일랜드(Age NI) 및 스코틀랜드(Age Scotland)와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Age International은 세계 40여 개국의 취약계층의 노인을 돕습니다. Age UK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노인들이 그들의 노후의 삶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ge UK는 런던 본부를 중심으로 지역의 지점들과 함께 체계적인 운영방식을 공유합니다. 첫째, 노년층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 및 도움을 콜센터를 통해 365일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제공합니다. 둘째, 정책 제안 및 지역 내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합니다. 셋째, 사회적 기업 방식으로 기부물품판매점을 운영하고, 더불어 노년층을 위한 보험, 장례서비스, 케어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합니다. 넷째, 노인을 위한 자원봉사자 및 케어 전문가를 위한 트레이닝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지역별 상황 및 요구에 따라 탄력적이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정보 및 자료는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2. Age UK가 하는 일
Age UK는 크게 여섯 영역에 초점 맞춥니다 – 돈, 건강과 케어, 웰빙, 집, 커뮤니티, 그리고 기금마련. 단순히 노인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일시적이고 즉각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들의 삶의 균형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합니다.
Age UK는 저소득층의 노인들이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원 및 혜택을 알리고 필요한 서류 업무 등을 돕습니다. 예를 들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더 나은 연금정책 입안을 위해 영국 정부에 공식 요청 및 캠페인 활동을 합니다.
영국 내 뿐만 아니라, 세계 저소득층 15개국의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보호를 구축하고 연금법 제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Age UK는 노인들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우수한 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법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캠페인 활동을 합니다. 일례로 2014년 1월에 Age UK가 발행한 ‘사회적 보장 점수 카드(social care score card)’에 따르면, 2010/11 이후 영국의 노년층을 위한 사회보장서비스는 14.4% (약 11억 파운드, 우리 돈 20억원) 감소하였고, 특히 예방적 서비스(예: 요양자 식사배달 및 데이케어 서비스)의 감소가 지적되었습니다. 또한 Age UK는 2015년 2월에 발행한 ‘나이 들기 좋은 곳(A great place to grow older)’ 보고서에서 다음 정부가 노년의 삶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 목표로 단계적 정책 및 개인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확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노년의 웰빙은 중요합니다. 외로움 및 고립감은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두 배 가량 높다고도 합니다. 이에 Age UK는 노인들에게 활동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외로움을 줄일 수 있도록 ‘전화 친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Good Day Call 서비스를 통해 매 주 정기적으로 Age UK직원들과 노인들(특히,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 사별, 퇴원 후 등)이 몇 주 동안 전화로 서로에 대해 알아갑니다. 그 후, Age UK직원들이 노인 과 자원봉사자간의 성향 파악 후 매칭을 하여 Friendship Call 서비스로 매 주 최대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이 ‘전화 친구’는 특히 노인들에게 피드백이 좋은 인기있는 서비스입니다.
노인에게 집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겨울에 따뜻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매 해 겨울마다 7분에 1명 꼴로 노인들이 추위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이에 Age UK는 노인들이 집에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연구 보고서를 통해 노인들을 위한 에너지 지원 정책을 정부에 공식 제안합니다. 동시에 노인들에게 에너지 절약 용품 및 실용적 정보를 제공합니다. 최근 2015년 3월, ‘노인을 위한 케어 및 수리(Age and Care & Repair England)’기관의 공동 연구 보고서는 노인들의 하우징 케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정부로부터 2015/16 펀딩을 지원받아 영국 11개 지역의 노인들에게 순차적으로 통합적 하우징 케어 정보 및 지원이 제공됩니다.
영국의 65세 이상 인구의 87%는 이웃 커뮤니티에 강한 소속감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노인들에게 커뮤니티는 중요합니다. Age UK는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원봉사활동 및 친목모임을 지원합니다. Age UK는 2,830만 파운드(우리돈 약 550억원)를 지원하여, 현재 영국에 약 250만명의 65세 이상 자원봉사자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고, 이는 노인들에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자신감을 증가시키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Age UK는 단순히 사업을 추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2015년 론칭한 ‘의견수렴기구(Services Sounding Board)’를 통해 커뮤니티 활동 참여 노인들에게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듣고 결과를 적극 다음 정책 활동에 반영합니다.
Age UK의 주 수입원은 사회적 기업활동(Age UK charity shops), 기금마련 행사활동, 그리고 기부입니다. 2014/15 기준으로 Age UK의 전체 수입은 174만 6천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3,200억원 정도입니다. 이것은 노인들의 재정, 웰빙, 건강과 케어, 거주지, 커뮤니티에 천만 파운드(한화 약 180억원)에서 2천 7백 8십만 파운드(한화 약 500억원)까지 지원되었습니다. 많은 자원활동가와 기부자들 덕분에 Age UK는 더 많은 자선사업을 시행할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됩니다.
3. Age UK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영국의 Age UK 사례는 우리의 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Age UK는 단순히 특정 나이 이상의 노년층에게 돈을 지원하여 즉각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그들의 생애주기 전반을 고려하여 건강, 웰빙, 거주지, 커뮤니티 등 다각적으로 장기적인 도움을 제공합니다. 둘째, Age UK는 우리의 ‘서울특별시 50+ 포털’과 비교하여 더 넓은 층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원합니다. ‘서울특별시 50+ 포털’은 50~64세에 한정하여 교육, 일자리, 라이프, 커뮤니티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사실상 노년층의 빈곤화와 고립은 65세 이상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있고, 이들 소외계층의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셋째, Age UK는 수도 및 특정 지역 중심이 아닌, 영국 전역 및 저소득층 해외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원 및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노년층 지원 역시 고려하여야 합니다.
영국의 Age UK는 노인이 균형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러한 지원은 노인 개인이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고, 그 자립한 개인이 자원봉사 및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고, 그러한 노인들의 활동이 선순환하여 지역 커뮤니티들이 발전하며 노인들이 외롭지 않은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의 시범적 노인지원센터인 ‘서울특별시 50+ 포털’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해외사례의 장점을 활용하여, 향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노년층(65세 이상)에 지원을 확장하고, 이후 지역적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여 수도와 멀리 떨어진 소외계층 지역 노인들의 지원도 기대해봅니다.
참고 사이트
Age UK 잉글랜드 공식 사이트: https://www.ageuk.org.uk/
Age Cymru 웨일즈: https://www.ageuk.org.uk/cymru/
Age NI 북아일랜드: https://www.ageuk.org.uk/northern-ireland/
Age Scotland 스코틀랜드: https://www.ageuk.org.uk/scotland/
Age International 해외: https://www.ageinternational.org.uk/
서울특별시 50+ 포털: https://50plus.seoul.go.kr/renewal/main/index.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