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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급증… 작년 4874명 썼다

BY일생활균형재단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는 박모 씨(35)는 지난해 아내의 출산휴가가 끝나자 회사에 6개월간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박 씨는 “연수와 출산휴가 등으로 업무 공백이 심한 아내가 경력 단절에 대해 많이 걱정했다”며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번에는 내가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도 육아휴직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수가 처음으로 8만 명을 돌파했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년보다 42.5% 늘어나 5000명에 육박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8만7372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41명(13.7%) 늘었다.

 휴직자를 성별로 구분하면 아직까지는 여성(94.4%)이 남성(5.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세가 훨씬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4874명으로 2014년보다 4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여성 육아휴직자 증가율(12.4%)의 3배 이상이다. 윤연옥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요즘엔 여성의 일자리가 탄탄하면 오히려 남자 쪽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 인식과 기업 문화가 다소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육아휴직이 끝난 후 이전 직장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역시 늘고 있다. 2014년 기준 육아휴직자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후 1년 이상 동일 사업장에 근무하는 비율은 76.4%로 5년 전에 비해 9.1%포인트 늘었다. 2011년 도입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한 사람도 2011년 39명에서 2015년 206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제도는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육아휴직과 합해 1년 이내에 한해 주 15∼30시간만 근무할 수 있는 것이다.

 육아휴직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에겐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일·가정 양립 지표에서는 300인 이상 사업체 대부분에서 출산휴가(98.0%), 배우자 출산 휴가(92.0%), 육아휴직 제도(93.0%) 등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9인 업체에선 그 비율이 각각 55.1%, 34.1%, 26.8%에 그쳤다.

 육아 및 보육에 대한 근로자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직장어린이집이 설치된 사업장은 설치 의무 대상 전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직장 안에 어린이집을 설치(578곳)하거나 위탁으로 설치 의무를 이행한 곳(27곳)은 총 605곳으로 전체 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1143곳)의 52.9%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여전히 여성의 경력 단절이 많이 일어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30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은 탓에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의 남녀 격차는 30대에서 가장 크다. 지난해 30대 남성의 고용률은 90.9%였지만 여성은 56.9%였다.

 한편 지난해 전체 맞벌이 가구 비중은 43.9%로 전년과 같았다. 40대와 50대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각각 51.4%와 51.7%로 절반 이상이었다. 자녀의 연령이 어리고 수가 많을수록 맞벌이 가구 비율이 줄어들었다. 윤 과장은 “4050 여성의 경우 대략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이기 때문에 개인시간이 충분하고,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 지출도 늘어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