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정책포럼 가을호에 실린 ‘맞벌이 가구의 가정 내 보육 실태 및 정책 과제’ 보고서를 보면 조부모와 친인척이 자녀를 돌본다고 응답한 비율이 63.6%에 달해 어린이집 이용률(61.8%)보다 높았다. 유치원(26.9%), 개별/그룹지도(20.5%), 사설기관(14.5%)를 이용한다는 대답은 이보다 현격히 낮았다.
보고서는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맞벌이를 하는 취업 여성 1,736명에게 현재 어떤 양육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중복 선택이 가능하게 고르도록 하고 서비스별로 만족도와 월평균 비용, 비용 부담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서비스는 민간베이비시터(월평균 70만4,000원)였으며 조부모/친인척(43만7,000원), 아이돌보미/가정보육사(33만7,000원), 유치원(29만6,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만족도는 조부모/친인척이 5점 만점에 4.1점으로 가장 높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만족도가 모두 3.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베이비시터의 만족도는 3.5점으로 육아지원서비스 가운데 가장 낮았다.
주로 이용하는 육아지원서비스는 자녀 연령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0세 자녀는 조부모가 주양육자인 경우가 59%로 가장 많았고, 1∼4세 자녀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5세 자녀는 유치원에 보내는 사례가 각각 가장 흔했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개인양육서비스를 이용하는 맞벌이 엄마들은 ‘기관 이용 후 돌볼 사람이 필요해서’(59.8%)라는 이유를 가장 흔히 들었다. ‘자녀가 어려서 기관에 적응이 어려울까봐’(36.4%), ‘원하는 시간에 기관을 이용할 수 없어서’(20.3%)라는 대답도 많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육아정책연구소 유해미 연구위원은 “개인양육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이유는 주로 부모가 원하는 시간에 마땅히 이용할만한 기관이 없는 경우”라며 “근본적으로 맞벌이 가구 대상 기관보육의 접근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조부모 등 혈연을 바탕으로 한 개인양육지원서비스 이용률이 어린이집보다도 높으므로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손자녀 보는 조부모에게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아동발달 프로그램, 양육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등 양육지원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