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대책으로 노동시간과 돌봄시간의 시간 맞추기를 제안했다. 31일 열린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가 개최한 ‘출산·양육·가족친화적인 사회문화 조성방안 모색을 위한 공청회’에서다.
양 교수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사회의 직장 문화, 일 문화의 대변혁이 필요하다”며 “탄력 근무(출퇴근 시간을 근로자 선택에 맡기는 방식)나 사이버를 활용한 재택근무가 가능한 시대인데도 밤 9시, 12시까지 앉아 있는 직장 문화를 바꾸는 데 정부가 돈을 써달라”고 주장했다.
이날 저출산 특위가 개최한 공청회에서는 출산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해결책이 나왔다. 나 위원장은 “저출산 당사자가 공감할 문화 정책적인 접근을 통해 저출산 정책의 본질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남성 육아휴직 이용률은 5.6%인 반면 스웨덴은 44%나 되는데 그나마도 육아휴직을 다녀오면 남들의 비웃음을 사거나 고가 평가에 문제가 생긴다”며 “육아휴직 활성화의 열쇠는 기업이 갖고 있는데 특히 중소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쓸 수 있게 벌칙조항 강화 등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또 프랑스에서 출산율을 반등(1990년 1.76 → 2011년 2명)시키기 위해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 원장은 “프랑스는 동거를 새로운 가족 형태로 수용해 (시민연대협약으로)법적 차별을 받지 않고 사회보장을 받는 권리를 제공했다”며 “그 결과 2012년엔 전통적인 결혼 대 시민연대협약 건수의 비율이 3대 2로 달라졌다”고 전했다. 양 교수도 “비혼 인구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민법에서 자녀의 성과 본(本) 규정, 가족관계 등록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07년 대학생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불안하고 우울하고 외로울수록, 어머니와 관계가 안 좋을수록 아기를 안 낳겠다고 했다”며 “젊은 층의 불안정한 직업과 거주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